
반응형 건의 게시판 제안
학교보다 쉽게 가르치는 학원과 인터넷 강의가 깔려있는 세상에서 학교는 존재의 가치가 없다. 그곳이 함께 잘 사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 아니라면.
그러나 올해 야탑고등학교에는 학급회의가 없다. 경기도교육청에서 권장하는 학생-학부모-교사 대토론회도 없다. 그나마 학생회 자치부에서 주관하고 학급 반장과 부반장, 학생회가 참여하는 대의원총회가 있지만 학급 대표자들이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려 애쓰지 않는다면 소위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리기 십상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쉽게 피력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선생님들의 부서 중 하나인 학생자치부 교무실 앞에 달려 있는 학생 건의사항 게시판이다. 아래 이미지에서 우리는 두가지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1. 학생들의 의견 피력에 대한 열정
2. 게시판 환경의 열악함
학생들이 본인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한데, 게시판은 그 모두를 품어 주지 못한다. 그리고 누군가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의견을 지워야 한다. 소중한 의견은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 정보가 기록되고 공개되지 않으니 매년 특정 시기마다 특정 의견이 나타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답할 수 없다. 따라서 나는 구멍 뚫은 색지에 의견이나 문의사항을 적고 질문 및 건의란에 걸어두면 학생회 담당자가 내용을 확인하고 답변을 달고, 해결 현황을 공지하는 반응형 건의 게시판을 제안한다.

현재 야탑고등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생 건의사항 게시판

디테일
.디테일에 대해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본 안규철 작가의 전시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중 "기억의 벽(2015)"이 모티브가 되어 주었다. "기억의 벽"은 관람객이 완성된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에 자신의 기억을 남겨 적어 게시함으로써 작품을 살아 있게 하는 경험이다.

안규철 "기억의 벽" 사진 더아티스트
http://www.thearti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95

ahnkyuchul.com
학교는 학생들을 미성숙한 존재로 바라보고 지도하는 일에 힘쓰지만, 학생들이 미성숙한 존재로 자란 것에 대한 책임은 학교 교육에 있다고 본다. 나는 교사나 학부모보다 학생들이 미래사회를 위한 더 나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 학생회는 어떻게든 "소통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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