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에는 단 한번의 전학 없이 초중고를 모두 졸업한 분당에서 벗어나 학교가 있는 세종시와 경기광주 양벌리의 새 집으로 제가 머무르는 곳을 옮겼습니다.
청소년기에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생회의 대표를 맡을 수 있었던 것은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들이 고맙게도 저를 좋게 기억해주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저를 잘 소개해 주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처음 본 친구들도 저를 아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저와 제 유년 시절을 소개하면서, 저 스스로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보이고 싶어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말을 아꼈습니다. (물론 늘 그래왔던 것처럼 처음 만난 사람한테 명함을 들이밀기는 했지만요...;;) 좋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지혜들을 배웠습니다.
- 제가 특별히 잘나거나 똑똑하지 않아도 저를 사랑해 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작년 2월에는 제 숙원사업이었던 중학교 동창회를 모교 체육관에서 열었습니다. 저로서는 알바와 병행하며 빠듯한 일정에 부족한 완성도에 친구들에게 미안한 행사였는데, 정리를 모두 마치고 행사장 밖으로 나갔더니 참석한 친구들이 추운 밖에서 단체 사진 한장을 위해 기다려 주었습니다.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빠르게 실패를 인정하고 여러 번 시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앙치킨)
저는 '타인지향적 완벽주의자'입니다. 타인의 평가가 두려워 뭔가 특별하거나 대단해 보이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완성을 미루곤 합니다. 지난 여름, 운 좋게 과학기술대학 에이스들이 모인 자율주행 로봇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동아리실에서 같이 먹고자고 밤새 설계하고 실험하면서 졸다가 깨서 모자를 눌러쓰고 수업에 가는게 일상이었죠. 훌륭한 결과를 내는 사람들과 같이 지내면서 깨달았죠. '이 사람들은 실패를 인정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구나!'

제가 아는 세상의 규칙과 제도들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모닥불)
Back to Top